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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인 파리 (2011)

2013/04/18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영화제목과 내용이 정말 일맥상통이다.
파리에서의 한낱 저녁날의 꿈.

미드나잇인파리

 

지금의 약혼녀와 파리에 여행을 온 남자 주인공은 영화 초반 내내 무언가 못마땅하고 목마르다.
지금 내가 사는 세기에 정답은 없다. 라는 주관으로 앞만 보고 살아가는 약혼녀와는 정 반대.
파리의 역사를 그렸던 역사 속 인물들에게 빠져, 살아있는 낭만을 경험하고픈 남자와는 달리
화려한 파리의 생활만을 꿈꾸는 약혼녀는 이 사람의 모든 꽉막힌 행동이 답답하기만 하다.

의견충돌의 끝은? 전세계 공통인가, 결국 등 돌리고 각자 갈 길 간다.
이 때부터 시작된 남자의 심야산책.

그저 있던 돌계단에 엉덩이 붙이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푸조 마차 한대가 오더니 냅다 실어간다.

마차가 도착한 곳은 무려 1920년대. 시간여행이지.
피카소, 헤르만헤세, 혜밍웨이, 달리 등 평소 존경하던 사람들과의 만남, 대화를 이어가며
점점 더 파리의 환상 속에 빠져만 가는 주인공.

급기야 혜밍웨이와 피카소의 연인인 애드리아나와 촉이 엮여지며 세기를 초월한 사랑에 도전하게 된다.
잘됐을까?

노노.

애드리아나 또한 남자처럼 그녀가 사는 시대 이전의 세상을 동경하고 있었다.
그말인즉,
남자의 약혼녀가 그랬듯 애드리아나 그녀의 현실 속 남자보단
두 사람의 시간여행 속에서 만난 이전 세기, 즉 과거의 이성과 낭만에 끌려 결국 빠빠이 하게 된다.

이게 뭔 말장난인가 싶겠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것을 ‘과거’에서 찾고 있었다.

어렵게 시간여행에서 깨닫고 현실로 돌아온 남자는
여행 내내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 상점 여인을 만나게 되고
둘은 비오는 파리의 거리를 걸어가며 이야기를 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미드나잇인파리

 

미드나잇인파리_엔딩컷

 

미드나잇인파리

 

 

현재에 만족하기보단 지나간 향수에 젖어 그리워하고
지난 날의 어떤 것. 어떤 존경할만한 것. 기억을 동경하는 삶.
아름다운 그 시절, 아름다웠던 그 때를 그리워하며 마치 그 때 그 순간만이 현실의 부족함을 채워줄 것만 같은 환상.

그 욕구가 매일 밤마다의 시간여행으로 채워지고,
곧 내가 사는 현실세계가 나에게 주어진 선물임을 깨닫는 여정.

지나간 것은 그대로 묻어주어야 한다.
돌아가기를 갈망할 수록 쓸쓸해지니까.

지금의 내가 너무 작아 보이니까.

 

파리의 분위기를 담아낸 영화의 장면 장면이 너무나 인상깊다.
정말.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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