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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

2016/04/06

사는 것에 대해 늘 생각한다.

어떻게 살아야 후회가 없을까.
어떻게 살아야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
어떻게 살아야 돈에 허덕이지 않을까.
어떻게 살아야 단순해질까.
어떻게..

결혼 후엔 ‘같이’ 사는 것에 대해 특히나 무게가 실린다.
서로 허파 어딘가 숨겨놓을 법한 너무나 개인적인 비밀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과 행동과 말과 공간을 공유하는 생활.
물론 맞지 않는 사람과는 매일이 탈출하고 싶은 지옥 같은 생활이겠지만
아, 이 사람과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 사람이라면 괜찮을 거야. 라고 생각한 바로 ‘그 사람’과 사는 경우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한 해답이 금방 풀릴 수도 있다. 
그 해답을 얻기 위한 풀이과정에선 뜻하지 않은 전쟁을 겪기도 하는데,
역시 사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한번 더 느끼기 위해서는 이런 삐걱거림이 필요한 것인가 싶기도 하다. 

우리 사이

지난 일이니 말하지만,
나의 ‘그 사람’과 만난 지 5년 만에 엄청 자주 마찰이 생기고 있다.
연애기간 4년을 빼면 결혼 후 1년 동안 일어난 일이구만.
각자 화장실을 가거나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자석처럼 붙어 다니지만 불만을 품은 적은 없었다.
주위에선 결혼하고 일도 같이한다는 말을 전하면 마늘 씹은 표정으로 으어떻게 그으런 부울편한 생화아알을.. 이라고 나를 위로하는데.
그 앞에선 마늘 씹으려는 표정으로 적당히 둘러대고 말지만 속으론 전혀 괜찮은데. 라며 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역시 모든 상황이 좋을 때와,
어떻게 이런 안 좋은 상황이 연달아 일어날 수 있지? 할 정도로 나쁠 때의 무게는 어쩔 수 없었다.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
상황에 따라 감정도 행동도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인데, 난 ‘그 사람’을 알파고 대하듯 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상대의 문제는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끝내 나는 죄가 없다 말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응?) 문제를 인지하기 까지도 내 감정이 우선이라 여겼기에 아주 조그마한 상황도 큰 사건으로 키우기 쉬웠던 것이다.
차고 넘칠 때 까지 꽉꽉 눌러 담아놓는 성격도 기름칠을 했지.

각자 30년 넘게 살다 같이 사는 와중에 이런 일도 없으면 그게 더 불안하잖아.

그래, 맞는 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일상에 항상 나를 주인으로 대입시켰다면, 같이 사는 사람도 포함시켜야 하고.
이왕 하는 전쟁은 불같이 모든 걸 태워버리고, 평화는 물 흐르듯 하게 해야 이 좁은 집에서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 

제일 정확한 해답은 서로 노오력 하는 아름다운 삶 이겄지.
산다는 것. 이래도 저래도 쉽지는 않은 것이니까.

보고있나, 서방.
이제 1년 반 살았네.
앞으로도 잘 살아봅시다.

사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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