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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pray, love (2010)

2011/03/16

eat, pray, love

나의 정체성을 찾고싶어.” -리즈-
” 아트라베시아모” (함께 건너자!)

줄리아 로버츠의 깜찍한 메인 포스터에 이끌리기도 했지만
뭔가 대놓고 막 지은듯한 제목이 맘에 들었다.

잔잔하고 평범하게 시작된 영화.
마지막 또한 잔잔한 진리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하더라.

내가 찾은 길이라 생각하며 순탄한 결혼생활을 지속할 것 같았지만
평생 나의 반려자로 남을 것 같던 남편과 맞지 않은 순간부터
리즈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떠난다.

난생 처음 신(GOD)에게 기도도 해보고
연하의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져보기도 하지만,
무언가 내게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듯
자갈 위에서 잠을 자듯 하루하루 마음이 불편하다.

지난 번 여행에서 만난 ‘케툿’
여기선 리즈의 멘토 정도로의 역할을 맡은 것 같다.
케툿과 리즈의 대화를 보며
‘가고 싶은 길을 가라’의 책 내용이 자꾸 떠올라서 그 책 내용인가? 싶기도 했다.

“진짜 나를 찾고 싶어.”

한 마디를 남기고는 떠나는 리즈를 보며
나를 찾으려면 꼭 여행을 하더라. 뻔한 스토리 전개에 피식 했지만.
속으로는 아, 저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뉴욕에서 이태리로, 인도로, 발리로..
만나고 먹고 마시고 즐기고 명상을 하고..
정말 제목 그대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리즈.
갇혀 있던 현실 속에서는 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며
내 안의 나를 발견하게 되고,
또 내 안의 나를 더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무조건 배낭을 매고 떠나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닐거다.
이태리에서 만든 피자를 먹을거다. 라는 간단한 목적이라도
내가 그 곳을 찾아 그 목적을 달성했다면 성공적인 여행이 된다.

두 팔 벌려 원을 그리면. 난 그 안에 갇혀있는 기분이다.
정말 요즘 내 기분이 딱 그렇다.

큰 결심을 하고 이미 화살을 손에서 놨다.
과녁 밖으로 떨어질 지, 정확하게 10점 구멍을 관통할 것인지는
화살이 날아가 봐야 알겠지만. 모든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나 또한 화살이 정확하게 가운데 구멍을 관통하길 바랄 뿐이다.

내가 답답하고 싫게만 느껴지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럴 때 마다 나 스스로를 용서하고 달래기 보단,
왜 여기까지 밖에 안되는 거니 불평을 토해내기 바빴다.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적인 요소들에 충실한 적이 있나?
내가 먹는 것에 즐거워하고 감사해해하며
내가 사는 삶에 대해 감사하고,
살다 지치며 옹알거리면서 기도하고,
내가 받은 사랑을 따뜻함으로 채워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사랑하는 삶의 기본적인 것들에 충실하기만 해도..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 생각, 기대감으로 벅차 오르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나 스스로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아 줄 것 같다.

항상 쓰다보면 생각하지.
참.. 말은 쉽다.

나의 정체성을 찾아보자.
그것이 내가 서있는 길 위에서든,
내 두팔 벌려 그린 원 밖에서든,
가장 소중한 건 나의 내면 속에 차 있는 것이겠지만.
이런 달콤한 게으름으로 조근조근 생각하는 것 또한 그 과정일거다.

나의 결정에 흔들림 없이.
용기내서 저벅저벅.

그치만 언젠간 또 단세포처럼 나에게 이렇게 질문하겠지.

“이게 진짜 내가 원했던 인생인가?”

그럴 땐 또 다시 생각해보지 뭐.
어차피 내껀데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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