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2014/06/26

다방 커피숍이 훨 낫네, 뭘 맨날 줄 서서 다리아프게 기다렸다가 정작 음료 나오면 사람 많아서 앉아 있지도 못하자네.
라고 생각한 건 빠듯한 점심시간에 죽어도 커피 한 잔 마셔 보겠다고 스벅에 가서 기나긴 줄을 기다리고 또 그만큼 커피가 나오는 시간을 기다리다 점심시간은 다 지나갔다는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애증의 스벅이라고 할 정도로 어딜 가나 사람이 많고 자리는 없고 불평을 하면서도 호갱님 소리 들을 정도로 문지방 닳게 다녀온다. 
테이블 간격도 넓고 직원분들 모두 친절해서 좋아하던 논현역 스벅이 없어졌을 땐 정말 울컥. 이게 뭐라고. 

사람마다 커피 기호도 다르겠지만 난 그냥 스벅이 맞다. 자주 가니 편하기도 하고. 
때마다 나오는 프로모션 음료가 신선하기도 하고, 
고객들의 평에 따라 바뀌는 메뉴도 즐겁고,
이거 저거 그거 다 빼고 넣고 쌈싸주세요 하는 요구사항도 다 들어주고.
그 중 이번에 가장 만족한 서비스는 사이렌 오더.

앱이 업데이트 됐다길래 또 버그 수정했는갑지 하고 확인해보니, 아니 이건 뭐야? 앱에서 주문을 하면 매장에 바로 전달이 된다. 
잠깐, 그럼 이제 줄 안서도 되고 저 끝까지 줄 선 사람보다 한참 먼저 받을 수 있는거야? 딩가 딩가.

처음 사용하던 날, 일부러 주문하는 곳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앱을 실행했다.
아니 이사람들 좀 보게, 음료 옵션 관리를 앱에서 할 수 있게 해놔서 나만의 음료 만들고 저장도 할 수 있네.
이제 더이상 안돌아가는 뻑뻑한 발음 하면서 이건 넣고 저건 빼고 얼음은 많이 에이요 이건 랩인가.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되니 계탔다. 귀찮았는데.
나만의 음료 2잔 매장으로 주문서 전송을 선택하니 캐셔 영수증이 출력된다. 
언니들 당황했다. ‘앗, 사이렌오더야!’ 
하긴, 여태껏 고객들과 직접 이야기하겠다는 의지로 우웅우웅 진동벨도 안만들었다던 스벅인데(대신 예쁜 언니들 목소리 김보성 될 것 같지만..) 유령이 주문한 마냥 가만 있던 기계에서 영수증 주문이 출력되어 올라오니 나도 너도 신기방기.
줄이 길었지만 우리 음료는 바로 나왔다. 애용한다. 사이렌오더를. 째려본다. 내가 먼저왔는데 라는 눈초리로 나를 보는 눈빛. 

스타벅스가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제공한 이번 서비스는 성공한 것 같다.
위에서부터 언급했지만, 좋아하는 곳을 이용하면서 내가 품었던 불만을 단번에 해결해주었으니.

시원한 곳을 긁어주고 변화를 던지는 것. 
사용성에 대한 고민의 성공적인 결과 아닌가?

 

댓글 쓰기

로그인을 해야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