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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급한사람은 암것도 무서울게 엄서

2011/06/26

간만에 일찍 퇴근하고 주위를 어기적대다가 시간도 남겠다, 버스를 탔다.
평소같음 20분도 채 안걸릴 거리를…곱절의 시간이 걸려 집 근처까지 기어왔…다.
나의 이른 퇴근이 남들에겐 정시 퇴근이란 걸 깜박한지라-_- 거기다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코에 바람 좀 넣을 기세로 맨 앞좌석에 앉아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우리집 정류장 2개를 남겨놓은 좁은 2차선 도로에서 아저씨가 갑자기 서는게 아닌가.
정류장도 아닌 진짜 애중간한 곳에서 말이다.
급하게 끄윽 세우고선 진짜 앞자리에 앉은 나만 들릴정도의 목소리로 “아이고아이고 저 화장실좀.” 하시더니
기사님자리 문도 안닫고 앞문도 열어 놓은 채 ..-_-..
내 눈앞에 우사인볼트가 지나가는 줄 알았다. 진짜 빠르셨음.

창밖으로 지켜보니 허둥지둥 건물안으로 들어가셨는데, 일은 여기부터…
영문도 모르는 뒷 좌석 분들이 하나 둘…씩 내리고,
좁은 2차선 도로를 큰 버스가 막고 있으니, 뒷 차들은 오도가도 영문도 모른채 빵빵..내려서 버스까지 와보고..닐리리맘보ㅠㅠ
보아하니 작은 일이 아니신듯…

아저씨, 빨리 끊으셔야 합니다. 이러다 저한테 운전대 잡으라고 하겠어요…ㅠㅠ

난 끝까지 기다렸다. 착하게…
돌아와 사태파악 하신 아저씨 운전대 잡고 너털웃음을 지으시며 한마디 날리신다.

“아, 급한데 어쩌라는겨~”

그리곤…미친듯 좁은 2차선 도로를 비사이로 막..막…막….달리셨다.

급할 땐 진짜 눈에 뵈는 게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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