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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2011/06/22

사랑니가 났다.
누구 말 처럼 이름만 이쁘고 실제로는 엄청 거슬리고 아픈 사랑니.

뭘 먹다가 자주 볼을 씹어서 (볼 살이 안으로 찌는겐가…) 그렇게 생긴 염증이겠구나 하고 별 생각 없이 방치했떤게…병을 더 키웠다. 무럭무럭 잘 자라도록 ㅠㅠ

점심에 햄버거를 우걱우걱하고 에이 설마, 하고 가벼운 마음에 찾은 치과에서는 입 열어보자마자
“아이구, 안아팠어요? 이 정도면 약 먹어야 견뎠을테구만~” 하고 놀라는 의사쌤.
음..아팠찌 왜 안아파겠어요. 근데 그걸 사랑니라고 생각 안하니 낫겠지~하고 찌릿거리는 아픔을 즐겼던 거다.-_-
엄마한테 말하면 “염증이니까 김치로 비벼~” 라고 했기때문에…(아 잔인…)
근데 아침에 입이 안 닫아질 정도로 부었길래 아차 싶은 마음에 병원에 행차한 것..

무튼, 예쁘게 나면 좋으련만 이미 아래쪽 두개가 ‘도발적으로 누워서’ 치고 올라오는 중이었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이건아닌가..) 가만 있는 애를 희안하게 생긴 것이 새파랗게 밀고 들어오니
잇몸이며 어금니 주위가 성할 리 만무하다.

안아프다던 소독은 진짜 아프더라. 주사까지 놓고. 닐리리야ㅠㅠ
지금은 애들이 화가 나 있으니 편하게 연차내고 오라신다. 잇몸을 째….고 애를 빼야하니까…

아 난 치과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
어떻게 좀 뻐팅기려고 했더니 이렇게 제발로 걸어가게 만드나그래.

부어서 이가 잘 안맞물리니 뭘 씹을 때도 불편하고, 시종일관 신경쓰인다.
역시 몸에 아무 이상 없을 때 감사함을 가지고 잘 돌봐줘야하는 법.

약 먹을 동안엔 술도 금지. 밥 먹을 동안엔 양양양양 맘대로 씹는 것도 못함.
뽑자니 무섭고 냅두자니 불편하고. 으아아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야아아아.

왠지 이게 왜 ‘사랑니’인 지 알거같아.
그냥 겪어 보니 알거같아.

 

 

되바라진 내 사랑니를 폰으로 찍는 날 보던 간호사가 생각난다.
“출력해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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