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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집

2011/04/30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이런 비 정말 오랫만이어서 뻥뻥 시원하긴 한데, 우르릉쾅쾅에 잿빛 세상은 별로다.

강연회 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근처 커피숍에 앉아서 멍.
앞에 보이는 간판이 아낌없이 주(酒)는 집, 라임 맞추느라 고생한 흔적이 보이네ㅋ
‘아낌 없이 주는 나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늙어 죽을 때 까지 쳐받기만 한 주인공이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낌 없이 줬던 나무가 참 미련하단 생각도 해본다.
가진 거 다 퍼주고 정말 안 아까웠을까.
바라는 건 단 하나였을텐데. 준 만큼의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약간은 소년의 ‘마음’을 원했을거 아냐.

아낌 없이 줄 수 있는 건 소년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일텐데.
나보다 상대방을 먼저 떠올리고, 먼저 생각하고, 계산하지 않고, 그보다 더 경이로운 건
아낌 없이 퍼 준 후에 돌아오는 그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
무언가 먼지 한 톨이라도 바라는 마음 조차 다 줘버린 격.
사랑 받고 싶어 하는 마음까지 그대로 전해주는 사랑이 아낌 없이 주는 사랑.

에잇, 개풀.
늦기 전에 얼른 가자가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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