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타 토시오 / 권남희 옮김
영화 싱글즈의 원작소설이자 일드를 소설화 한 책.
이모가 번역한 이유도 있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감동이 담겨 있어 보물이 된 책이다.
17년 동안 역자후기에 사촌동생 이름과 성장기를 볼 수 있는 짤막한 한줄을 차지하던 마지막 부분이, 내 이름으로 채워졌다는 것! 으하아앙 ㅠ_ㅠ 정말 이런 기분 처음이얏.
“두어 달 뒤에 29세가 되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고 예쁜 조카 이미송에게 이 책을 ….. !”
어렸을 때, 아마도 중딩? 이모한테 “이모이모 나도 내이름 여기 넣어주면 안돼? 응?” 하며 철없이 호기 부리던 때가 있었는데. 으아, 가보로 간직하리.
본격적인 서평은 내일로 쫌 미루고. 마음을 후벼팠던 대목 먼저.
기분 좋다! 살다 보면 목청껏 소리 지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무슨 소리를 질러야 좋을지 모르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이 점점 무거워져가는 느낌이다. 켄에게도, 아야에게도, 자신에게도. 옛날에는 간단히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이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다. 남들에게는 어른으로 보일 나이가 되었어도 마음속은 아직 풋내가 난다. 마음의 균형을 잡는 것이 점점 어려워져갔다. 아무도 없는 방에 눅눅한 공기가 떠돌고 있었다. 나이만 어른, 마음은 아직 아이. 사랑이라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어제까지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던 사람이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어 있다. 얼마 전까지 전혀 모르는 타인이었던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가 되어 있다. 사랑의 상대는 거울 같은 것이다. 일그러진 거울에 자신을 비추고 있으면 자신의 추함을 알 수 없어 일그러진 부분이 점점 심해진다. 그러나 상대가 너무나 순수한 거울이라면 이내 자신의 일그러짐을 깨닫고, 그것을 고치게 된다.
“자기의 인생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가장 행복한 일이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의 인생을. 행복은 타인에게서 받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잡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