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 첫 잡글.

2013/01/15

뭔 게으름 병이 도졌는지, 2013년 처음 쓰는 글이다.

딱히 새로운 년이 왔다고 설레지도 않고, 그렇다고 떠난 년 그리 그립지 않으니
나도 나이를 먹긴 했나보아.

연말은 어찌저찌 바삐 체력소진하며 보낸 것 같고,
새해 역시 이렇다 저렇다 액땜이라 할 것도 없는 자잘한 일들 쳐내며 어슬렁 지내고 있고.
큰 일 없이 어슬렁 슬쩍 지나치는 일상을 다행이라 여기는 것이 어째 씁쓸하다.

요즘들어 비슷한 고민으로 미간에 주름이 생기는 친구들을 보며
내 가까이 있는 이의 힘듦이 내 모습일 수 있겠구나 남일같지 않게 느껴지고
뭔가 작년과는 다른 성숙한 해결책이 있어야 하겠구나. 이것이 삶의 책임감이구나 생각든다.

에이몰라 까짓꺼 라고 넘기기엔 나이에 대한(뭐 얼마나 먹었다고!!!) 스스로에 대한 병딱같은 나약함을 느끼기 싫고
넘기잖고 끙끙거리자니 앞을 헤치고 나가야 할 중요한 시기에 너무 발이 묶여 있는 것 같아 정체된 기분이고.

인생의 로드맵을 그리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을까?

내 가까운 이는 목표가 뚜렷하다.
힘든 시기를 많이 겪어서일까. 무엇을 위해 살고 몇년 뒤, 또 몇년 뒤 자신이 해야 하고 되어야 할 것에 대해 명확한 그림을 가지고 있다.
신기하고 부럽고 스스로가 한심해진다.

나름 원하는 일을 하며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느꼈는데,
이렇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가만히 돌아보면 별 생각 없이 하루 하루 내치기에 바빠 손 흔들면서 쳇바퀴 돈 것 만 생각나더라.

2013 달력을 넘기며 옆에 계시던 엄마한테 왈,
“엄마, 나 이제 30이야. 징그럽지~”

갑자기 엄마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셨다.
역시, 딸내미 30줄 든 게 너무나 믿기지 않아 현실과의 괴리감에 추억에 빠져 눈물을 흘리시는 건가..했는데..
코를 훅훅 풀며 하시는 말이…

“우리 딸. 이러다 결혼 못하는 거 아니야? ㅠ ㅠ”

할 말이 없…

어째 30년 전이나 후나 우리 엄마들의 고민은 한결같을꼬?
엄마 눈에 주름 들기 전에 얼렁 시집가는 것이 정녕 이 땅에 태어나 내가 할 수 있는 큰 효도란 말인가!!!!!

난 큰 사람이 될거라고!!!!
머리는 이미 다 컸지만.

얼굴 좀 작아보일까 삭발했는데 아줌마 같앙. 레알30.

삭발숑

2013 잡글 끝.

댓글 쓰기

로그인을 해야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