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주는 마음의 안정은 놀랍다.
제 살 물고 뜯고 악악거리는 기분도 온화하게 만들어 버리니,
배고픈 강아지 소고기 묻은 껌으로 한 순간에 제압하는 효과.
돈 벌어서 뭐하겠노, 소고기 사묵겠지.
돈 버는 데에 소모된 육체, 정신, 그외 다사다난한 고개들이 = ‘소고기’ 하나로 전환되는 건 너무 허무해.
궁극의 목적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이렇게 나와서 만나는 초록이 주는 힐링을 안고 가서
소고기 하나 바라보고 사는 건 조금 많이 미안한 짓이다.
이런 다짐이 월요일 반나절 까지만 지속되는 게 더 미안할 따름이지만.
오라는 봄은 더디 오고 춘곤증만 바삐 온 건지
요즘은 날로 피곤함이 중량을 더 해 간다.
점점 피곤하다.
혼자 있는 시간에 늘어져 자는 것 말고 뭔 짓거리로 피곤을 가시게 할 수 있는 건지.
초록힐링은 그 중에 하나.
팔당댐 가는 길
자전거 도로를 따라 미친 듯 젓다 보면
너는 달려라 나는 흐를란다
유유자적한 강, 초록초록 초록거리는 나무들이 꼬리 치고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