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 대공원에서는 빙빙 돌다 보면 다 만나는 동물 친구들인데,
에벌랜드에서는 100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귀하신 친구님들.
에벌랜드 사파리를 돌며 우와 우어 우오 했지만,
널부러져 한가롭게 자고 있는 동물 친구들에게 난 작은 상자 안에 갖혀서 손 흔드는 나약한 존재였을 듯.
위엄 있는 사자 호랭이를 만나고 싶었건만,
야행성인 지라 한낮에 버스를 타고 댕긴 사파리 속 풍경은 누가 누가 잘 자나, 일어나 있는 놈은 술래. 이런 분위기..
백호.
잔다.
너그들은 10분마다 한 대 씩 찾아오고 그냐?
뚱하게 버스 속 사람들 주시.
역시, 밀림의 왕자는 일어나 있어!!
라고 말하는 순간, 엎어져 잔다.
왕국은 누가 지키나.
뭘 봐?
눈 좀 떠바 사자님아.
쇼맨십을 아는 곰 세마리.
니들이 인생을 알아?
겁나 멍 때리다 갑자기…
일어났다!!!!!
어르신 약수터에 등 두들기듯 벅벅.
철푸덕 앉아서 쮸쮸 애교 부리고 건빵 받아 먹더라.
사는게 참 쉬워.
비나이다 비나이다 곰.
손을 모아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고 나면 건빵이 우수수수.
처음 가본 사파리가 좋기도 했지만 동물친구들 이 속이 좋을까? 싶기도 했다.
안전과 편안함을 보장받는 대신 겁나 무기력해져서 살던 곳에 다시 던져지면 조련사 엄마 보고 싶어서 울듯.
로스트밸리 가보고 싶었는데 기사 아저씨가 코너를 돌며,
“240분만 기다리시면 될거에요.” 하길래 깔.끔.하게 포기. 걍 얼라 대공원에서 볼란다.
5월 초였나? 튤립축제 시작한 날이던데, 비온 다음 날이고 아직 피지도 않은 꽃들만 있었다.
지금쯤 가면 그럴 듯하게 피어 있을 것 같다.
즐거웠나 보다.
웃는 사진이 그득 그득 그득.
다음엔 새벽같이 가서 전략적으로 돌아다닐테다.
늙어서 무리이려나, 아이고 무릎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