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후 처음 맞는 주말. 하루 종일 자고 싶기도 하고 놀고 싶기도 하고 멍 때리고 싶기도 하고 별 생각 별 마음 별별 별사탕은 맛있는.. 여튼 이런 저런 것들을 늘어 놓다가. google에 무심코 ‘뭐하지’ 를 치 봤더만, 잠깐동안 내가 했던 생각과 전혀 핀트가 맞지 않는 검색 결과에 당연하지 그럼~ 생각하다가 아 이건 뭐여 싶기도.
나만 그런가?
책을 읽고 싶은데 막상 뭘 읽어야 할 지,
노래를 듣고 싶은데 장르며 가수며 생각도 안나고 누군가 추천해 주었으면,
뭐가 먹고싶긴 한데 배부른 거 말고 스트레스좀 풀릴만한 무언가.. 누가 이거먹자! 하면 그래! 할만한,
어딘가 가고 싶긴 한데 이 기분에 이 날씨에 어디로 가야 할 지 잘 모르겠을 때.
뭐 자세히 살펴 보면 지극히 우유부단한 인간의 성향이 보이는 질문들이지만
푸드코트에 세워 놓으면 멘붕에 빠지는 나로써는 어쩔 수 없는 물음들이야.
새하얀 화면에 [오늘의 기분을 알려주세요] 라고 뻐엉 뚫려 있는, 지극히 무언가 쳐 넣고 싶은 그런 구녕이 있다.
다양한 기분을 표현한 단어들이 입력되겠지?
심심하던 좋던 화창한날씨같다던 엿같다던 개같다던 싫다던 행복해죽어버리겠다던 무감각하다던 .. 잡스돋는 창의적인 기분들을 받고 나면 그 때부턴 입력한 사람의 구미에 맞는 결과들이 촤라라라락. 글이며 사진이며 영상이며 할 것 없이 복합적인 결과들을 날라다 준다.
그 기분에 어울릴만한 노래,
이럴 때 가면 좋은 갤러리,
한결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영화,
아이와 강아지 사진들을 늘어 놓은 힐링타임,
단순무식한 패턴의 게임으로 뇌를 좀 쉬게 하라는 배려심,
위에 흡수되면 좋을껄 싶을만한 갖가지 음식들과 위치,
난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알아! 하는 자신감 넘치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사용자를 만족시켜주는거야.
나만 그런가?
이런 서비스 있으면 자주 쓸거야.
확장된 버전에선 사용자 각각의 계정을 터주고 스스로 무언가를 올리고 태그는 기분, 마음, 감정에 대한 것들로 채우겠지? 그럼 검색결과에 당연히 포함될테고, 비슷한 사람들끼리 그룹도 만들꺼고 만나서 딴딴따다 하든지말든지 뭐 알아서 하고.
쓰다보니 벌써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난 지금 이런 기분에 뭘 해야 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이만 글을 접어야 할 것 같고.
이 글 읽는 분들 멘붕 오지 말았으면 하고..
난 지금 배고프니까 지금 먹고싶은 ‘고봉민김밥’ 올릴 뿐이고..
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