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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짝꿍이랑 꿍짝

2015/09/16

하루가 길다.

한 달정도 정상 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일어나는 시간에 자고 조용하고 조용한 새벽에 활동을 했던지라 가을 하늘 이대로 날려버릴 뻔 하다가.
정말 날씨가 좋았던 날.
그때도 아침까지 밤을 새웠던 날인데 둘이 이대로 잘 순 없다며 살방살방 나갔다.
그 날 이후로 난 아침형 인간이 되어 6시면 눈이 떠지고 9시면 종이인형처럼 나가 떨어진다.

몇 일 밤을 새고 나갔던 날.
정말 선물같이 좋은 날씨가 펼쳐졌던 완연한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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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버스타고 헤드뱅뱅 미친듯이 졸고 나니 종로에 도착했다.
서울, 부산 촌놈 북촌 한번도 안가봤으니 함 가보까.

 

골목 살살 걷다 보니 나즈막한 상가들이 귀엽게 늘어서 있고
으흐음 좀 즐기려니 여기저기 중국말 들려오고
자네들 명동으로 옮겨 갈 생각 없나.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풍년쌀상회가 보여서 떡 1 식혜 1 시켜서 와아오앙.
으음 이건 쌀떡볶이. 
으음 저건 식혜.
난 그냥 이제 떡볶이는 차서방이 해주는게 젤 맛있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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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지게 먹어야지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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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 걷고 걷다 고개를 홱 제끼니 나무가 우거진 카페가 있네.
산림 좋아하는 둘이 쫑쫑쫑 들어가 가을바람 즐겼다.

 

중국 사람도 즐겼다.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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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평일 대낮에 이런 여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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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 전쟁 중이세요? 
사랑합니다.
허브에 꽂혀있는 말을 읽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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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어달라고 아우성치니 몇 장 때려준다.
오빠의 특기.
길어보이게 말라보이게 작아보이게 이런거 없음. 그냥 나로 나옴.
인스타그램좀 시켜야겠어..

증명사진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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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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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집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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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장 찍다보면 어쩌다 나오는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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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돼지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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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상암에 공모전 세미나 들으러.

사실 나영석PD님 보러. 

ㅋㅋㅋㅋㅋ

 

시간 맞춰 갔는데도 사람이 꽉 차서 맨 뒤에 앉았다.
좁지도 않고 나PD님 코앞에서 보고 좋아찌.

쿵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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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릴리 흘러가는 내용 듣고 나오니 참 건물들이 으리으리 하다.
상암에 3개월 내내 미팅하러 다녔었는데 놀러 나오니 주변이 보입디다.

사진찍어죵.

 

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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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길어보이게 찍어줘!

 

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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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4시. 
조용한 정원같은 카페에 가고 싶었는데 근처엔 찾아봐도 없..
홍대로 넘어가 언덕을 오르고 간판을 구경하고 카페인이 떨어질 때 쯤 예쁜 플라워 카페 발견.

 

테이블마다 있던 꽃도 예뻤고
분위기도
건너편 아가씨들도 ㅋㅋㅋ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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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8시가 될 때 쯤
너무 졸려서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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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을아.
너무 빨리 지나가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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