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놓고 보니 말이 안되는 것도 같네.
우월하신 남친님이 스타벅스 된장녀 다이어리 2개를 12월 땡하자마자 받아다주셨다.
미리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그래이늠아..기대한 내가 꼴뚜기다.)
뒤에 달린 쿠폰은 이미 북북 찢어서 지갑으로 숑 했고, 이주가 지나서야 얘네를 앞에 떨궈봤다.
여튼, 암튼, 그랬는데.
2개나 생겨버린 다이어리를 뭘 어떻게 써야할 지 난감한거지.
이미 올 하반기들어서면서 몰스킨다이어리 찜해놓고 입사선물로 사줘라 노래를 불러서 2012년까지 포함된 조금은 비싼..고놈이 책상에 고이 꽂혀있기 때문. 하하. 그건 그거고 뭐 얘네들은 다른 용도로 쓰면 돼지 그치?
까만놈은.
요즘은 가볍게 읽은 A4용지 반꺼리도 안되는 것도 보면 금방 잊어버리고, 책을 읽고 꽂아놓기만 해서 그 다음에 아 그책? 음..기억을 더듬다 결국 한두장 펼쳐봐야 기억이나고. 룰루랄라 재밌게 본 영화 표만 모아놓으면 뭐하나, 줄거리도 가물가물, 어떤 대사가 기억에 남았더라 끙끙 문제맞추기 단계까지 올라가고야마는..
요런 정말 추억하고 기억해야할 것들을 다 잊어버리는 몹쓸 나를 위한 다이어리로. 좀 써주셔야 겠다.
생각이 많아서 읽었던 책. 생각좀 하려고 읽었던 책. 간만에 애정 돋게 본 영화. 별 소리 아닌걸로 감정상한 채로 본 영화.
나를 울린 대목, 나를 웃긴 대목.
흠, 쓸 거리 많을 것 같다. 큰 걸로 받을 걸 그랬나?
빨간놈은.
SNS 천지에 기분, 감정, 생각, 말 들을 툭툭 던져 놓으니. 이제 나만 보는 메모 아니고서야 ‘누군가 보겠지?’ 솔직히 나 지금 이렇게 쓰고 싶은데, 누가 보면 뭐라고 할거야. 요렇게 고쳐 써야겠다. 등등의 쓰잘떼기 없는 상황들을 피해갈 수 없다. 아. 이 의식의 생활화. 온라인에서 비밀은 없으니까. (근데 왜 거기다 쓰는건데?ㅋㅋ)
다이어리 꾸미는 게 유행이었던 중딩땐, 공개용 다이어리로 화려하게 꾸며서 쨔쟌 하고 자랑하고 다니는 꺼리였지 일기, 나만의 용도로 쓰이는 게 아니었던 때가 생각난다.
그리하야 저 빨간놈엔 나한테 좀 솔직해져 볼까 하는 내용들로 채울 생각이다.
아무도 못봐.(원래 그렇잖아 다이어리란게!) 그날의 내 생각. 내 기분. 누가됐던 그 사람에게 느꼈던 감정. 내 과거, 미래 등.
하아. 내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내가 참 잘도 쓰겠다. 걱정은 쪼매 된다.
벌써 몇 줄 썼는데..역시 찢어버리고 싶은 욕구가 오장육부에서부터 올라오…
성실하게 써서 기억하자.
남는 건 사진? 오노 남는 건 그 때의 내 기억.추억이다.
자자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