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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신나게 구르는 만큼 나도 앞으로

2015/12/01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에 신경이 곤두선다.

다양한 생활 패턴으로 인해 새벽에도 정상적인 식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24시간 음식점과 위험한 운전으로 배달하시는 분들. 상충되는 고민이지만 24시간 내내 켜져 있어야 하는 리듬은 꼭 필요한가.

우리 집 앞은 곧 철거될 것 같은 불안한 건물들이 모여 있다.
우뚝 서 있는 20층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게 가끔 미안할 정도로 정말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분위기.
재개발 예정 지역이어서 몇 군데를 제외하곤 모두 빈 집.
그중 하나 샛노란 간판을 번쩍이며 나 아직 살아있다 빛나는 중국집이 있다.
중국집 이름도, 일하시는 분들도 모두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곳, ‘남북반점’.

프리랜서 직업 특성상 밖에 나가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갈  때마다 항상 배달하시는 아주머니를 마주친다. 신기하게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는 남북반점 배달 아주머니는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하시는데, 
너무나 능숙하게 자전거에 오르고 배달통이 기울어지지 않게 힘차고 안정적으로 페달을 구르는 모습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

삼각김밥 모양으로 파마를 하신 머리에 그냥 올려두신 것 같은 알록 달록 한 주방모자도 한 몫 하는데
아마도 기가 막힌 골목 홍보 효과를 노리시는 것 같기도.

건널목을 지날 때면 안장에 앉지도 않고 발을 쉭쉭 움직이시고 늘 정겨운 경적을 울리신다.
그 소리가 나한텐 ‘남북반점에 짜장면 한 그릇 하러  오세요’로 들린다.

따르릉 따르릉.

오늘도 마주친 아주머니는 웃으며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하러 나가신다.
자전거가 신나게 지나가면 고개를 숙이고 걷던 사람들도 아주머니와 눈을 맞춘다.
격하게 기울인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와는 너무나 다른 얼굴로.

빠르게, 바쁘게 움직이는 오토바이보다 신속히 도착하진 않겠지만
자전거에서 꺼낸 배달통에서 나온 짜장면은 볼 것 없이 맛있을 것 같다.

아주머니, 오늘도 안전  운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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