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달력이나 옷걸이 같은 것을 뽑으려 했는데
잘못해서 내가 뽑히게 된 것은 아닌지.
– 캐비넷 中 / 김언수 저-
사수에게 장문의 (word 3장) 편지를 받았다.
사내 아이콘 페이지를 통해..
같은 부서, 같은 팀, 바로 옆자리 이지만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지극히 사무적인 방법으로 전달받은 기분은
생각보다 그리 좋지 않았다.
결국 이 정도까지 왔던 걸까. 라는 생각..
사람에 대한 실망.
물론 나도 누군가에게 극한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망이 신뢰로 바뀌기 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서로에 관한 믿음이 필요한지는 말 안해도 다 안다.
다만..
그 실망이 믿음으로 바뀌기엔
이미 그렇게 해야겠다! 라는 의지조차 없어졌다는 거..
나도 모르게
내 옆자리 그분을
‘나와는 무관한 사람’ 이라며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살, 한 달 더 흘러갈 수록
상대방을 볼 때 쌓이는 겹이 늘어나는 사실이
또 나를 외롭게한다.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친구에게 장문의 편지를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