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지나면 다시 오늘같은 내일이라. 마지막 날이라는 말은 좀 그렇다.
그치만 2015년의 마지막 날이 맞으니 오늘을 마지막 날 처럼 살.. 

참 많이 웃고 행복했던 한 해였다.
결혼을 하면서 내편 니편 남편이 생기고 가정이라는 작은 세상을 가졌다.
백수 둘이 고군분투하여 정부지원사업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결과가 어떨진 모르겠지만 희망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이유여서 마음이 놓인다.
콧바람 쐬러 여행도 다니고 산책도 다니고. 나인투식스 생활에서 벗어나 시간에 자유로운 생활을 누렸으니. 그 어느때보다 여유롭고 즐거운 1년을 보낸 것 같아 긴 꿈처럼 여겨지기도 하네.

물론 맘 한구석엔 쿵쾅거리는 고민도 많고 걱정 근심이 쌓여 있지만
그래 왔던 것처럼 너무 묻혀있지 않기로 한다. 
잘 해내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살아보니 그런 것 같더라. 

복작거리고 떠들썩한 크리스마스도 송년회도 이렇다 저렇다 할 모임 없는 연말이지만 이게 더 좋다.
한 해 수고했고 다음 해도 수고하자는 메시지를 몇 안되는 절친들에게 조용히 전하는 시간은 무슨 의식같기도 하고.
제야의 종 행사준비로 시끄러운 종로를 벗어나 원래 우리 마음대로지만. 일찍 퇴근해서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맛있는 것 먹고 들어갈란다.
밤엔 작년에 했던 것 처럼 케이쿠에 촛불 키고 구우랑 셋이 옹기종기 앉아 떠들면서 마무리해야지. 

빠빠이 2015.
어서오너라 병신년.

나는 이만 퇴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