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돌 집순이가 집보다 더 오래 있는 곳.
작년 12월 18일에 입주 했으니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신혼집 살림살이 들여 놓듯 컴퓨터부터 시작해서 커피메이커, 컵, 주방용품, 치약, 칫솔, 휴지 등등 이러다 집에 있는 공기청정기까지 들고 오겠어. 시점에서 멈추고 소박하게 시작.
같은 일을 하기로 마음 먹고 사업자를 낸 것도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우리 사무실이라니.
파견지의 넓은 층을 파티션으로 쪼갠 분위기지만 집에서 일 할 때보다 깊은 안정감과 몰입도가 있다.
첫 사무실로 신혼집을 택했을 때 일과 생활의 붕괴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역시나 일은 물론 놀 때도 일로 이어지는 상황이 많았으니 이름처럼 언제나 에블데이 놀이터가 맞다.
좋은 공간에 빵빵한 지원까지 해 주신다니 우리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어쩐지 일은 일대로 늘어놓고 주워야 하는 상황에 주워서 담을 순 있을런지 걱정이 앞서는 날들의 연속이다. 앞 뒤 공간에 있는 1인, 4인 기업 대표님들의 마음도 그러한지 밤이 되어도 불은 꺼지지 않고… 에블바리 힘내요.
그나저나 개소식 때 그 분과 눈빛교환을 했는데, 좋은 기운을 주..주..주.. 아니에요.
조기 왼쪽 하얀 옷 다소곳한 애가 나.
사진 보고 거울인 줄.
요즘 우리가 애용하는 봉천역 맥스웰 카페오레.
솔직히 지하철 자판기는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커피사는 돈 좀 줄여보자 하는 맘으로
집에서는 캡슐, 회사에서는 커피메이커로 마시다 보니 스벅 가는 돈이 좀 아까워졌다. (다이어리 4개씩 받는 우리였는데!)
기다리는 김에 한 잔 뽑아 마셔보니, 머양 마시짜나.
그래서 거의 매일 마신다.ㅋㅋㅋ
800원 곱하기 5일이면 4천원. 한 달이면 16천원. 에에 머야 이것도 끊어 끊어.
처음 왔을 때 청계천 뷰야! 하면서 촌빨나게 오빠랑 좋아했었는데.
출근해서 환기시킬 때 말고는 창문 쪽으로 가지도 않는닼.
연말에 반짝반짝 빛났던 청계천
아직은 우리 둘 뿐이어서 일하다 얘기하다 까불다 보면 아차 싶을 때가 많다.
저희 옆에 계신 대표님들 저희 너무 시끄러우면 와서 혼내주세요. ㅠㅠ.
저 놈의 기계식 키보드는 코딩할 때마다 따발총 소리가 나는데.
자판을 갈아낄 수 있는지 한 며칠은 뺐다가 꼈다가 뺐다가 꼈..
차서방은 이것 말고도 바쁜 일이 많다. 나 놀리기도 포함.
내 앞은 복도.
키보드 다다다 일하고 있으면 저 위로 원숭이도 올라오고.. 손도 올라오고.. 신발도 올라오고..
일하다 화장실 다녀 오면
스토리보드 문구가 바뀌어 있기도 하고…
못보고 클라님께 예산범위를 저렇게 보냈다면…….
난 비웃음거리가 되었겠지.
그래도 나를 가득 사랑한다니 백점.
얼마 전엔 입주한 90여개의 기업이 모여 서로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자리에 서서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에서 한명씩 무대에 서서 하자는 쪽으로 바뀌었고.
카톡으로 현재 상황을 전달하자 저렇게 실소가 터지는 사진을 보내기도…
실제로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이게 생각나서 진짜 바보같이 웃으면서 말하고 내려왔다..
그래도 내 서방.
집에서의 10%도 안되지만 저렇게라도 웃겨주니 엔돌핀이 돈다 나도 돈다..
당 떨어질 때 간식도 커피도 간간히 인스타그램도 빼먹지 않아.
2층에 입주한 회사에서 떡을 돌렸길래.
아쥬 복스럽게 쯔왑쯔왑.
책방 무사 스티카는 나으 부적.
하루 일과를 모두 끝내고 에어 접어 키보드 서랍에 넣어 주섬주섬 챙길 때 마다 속으로 한 번씩 말한다.
아, 오늘도 무사히.
우리 옆에 두자리가 그대로 비어 있는데.
어서 같이 일 할 귀인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어 주셨으면 더 할 나위가 없겠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알 수 없는 책임감 업고 들어오는 일도 우리 서비스도 팍팍 시원하게 끝내버리자.
댓글 1
응원한답니다 ! 라고 댓글 다는데..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