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자판 두드리며 과제하는중.
모르는번호로 전화가 온다.
받았다.
디비고 금호생명 아줌마다.
디비고는 뭐고,
금호생명에선 내 번호는 어떻게 알고?
기분 찜찜하지만
좋은나무가 되자는 나의 다짐을 깨지않으려는 맘에
백퍼 이벤트 관련전화인걸 알지만.
공손히 받아준다.
이아줌마도 오늘 영업한건 올려야하는지
관심없는다고 하는데도 전화통 안놓는다.
디비고에 디카인화권 40매 넣어뒀단다.
장난하나.
디카는 쓰지도않고 디비고가 뭔지도 모르는데.
찾아보니 게임,영화다운 홈피다.
장난하는거맞다.
내가 게임을하냐.
영화를 수고스럽게 다운받아서 보길하냐.
어디서 또 남의정보 캐내서 전화돌리는지.
순간 짜증이 팍 나서 끊으려는데.
인화권 안쓰려면 친구들한테 주란다.
별걱정을 다하신다.
그러고선 본격적으로 보험얘기 시작하려고하신다.
우리엄마 생각해서 곱게 들으려고했지만.
과제와 시험의 다급함에 시간낭비가 너무싫어서
나도모르게 퉁명스럽게 말해버린다.
사실 퉁명스럽지도 않았다.
귀찮아서 그런거 안써요. 라고 했을뿐.
…..
난 분명히 그렇게 한마디 하고 아무말도 안했는데.
아줌마 신내렸나.
4학년이신가봐요?
하긴 취업준비가 힘들긴하죠?
에그 그래서 예민하시구나?
알았어요 그럼 좋은하루 보내세…………
나도 모르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언제 4학년이라고 했었나.
학생이라고만 했는데.
혹시 내 목소리에서 4학년의 냄새가 풍기는건가.
아니.
취업준비생들은 다 예민하고 짜증낸다는 통계가 어디있는거냐.
우리 마음속에 있겠지.
거참.
사람은 때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이미지로 만들여 보여질때가 있다.
난 지금 예민하지도 않다.
너무 행복해 미쳐버릴거같다.
하루하루 살아있는것도 감사한데.
어디다 대고 어림짐작으로 판단해버리는거냐.
4학년이면 고개푹숙이고 어디 이력서 넣을곳이나 알아보는
항상 다크써클 범벅에 피곤기에팍쩔인 배추같아 보이나.
아줌마를 욕하는건 아니지만.
세상 잘 돌아간다.
위로하는 마음으로 찡그리는것보다
웃으며 화이팅해주는 게 돕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