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땡 하면 축하하려고 기다리는데 배가 너무 고프다.
간단하게 콩나물 팍팍 파도 팍팍 넣고 라면 끓여서 호로록.
빰빰! 37번째 생일이라니. 우리 서방 나이 많다!
구우야 너도 와서 한자리 앉아야지.
초를 켜야 하는 날이면 늘 출동하는 축하사절단.
친구가 이거 볼 때마다 너무 웃기다고 ㅋㅋ 나도 그래. 그치만 요 조그만것들 하나 하나에 다 추억이 있다는 사실.
방바닥 숫자매트에서 3, 7 떼어다 얹히고 생일상 마무리.
37개 다 꼽으면 너무 나이 많아 보이잖아. 그래서 해피벌뜨데이 초로 선택했는데 이거 너무 빨리 녹아서 빨리 사진 안찍으면 글자 형체가 다 없어지잖아.. 사진 찍고 초 끄고 케이꾸에 떨어진 촛농 치우느라 분위기 다 깼잖아.
예쁘기만 한 절대 맛없는 파리바게트 케이크.
우리 예쁜 구우.
몇 주 전만 하더라도 혼자 일어나지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이대로 보내나 싶었는데.
이렇게 아빠 생일에 좋은 모습으로 함께 해줘서 고마워 내새낑.
처음 만났을 때 오빠 나이가 31살 이었나?
만나면서 나이 올라가는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었더니 새삼 37이라는 숫자가 너무 놀랍다.
다온이 만날 땐 38, 다온이가 아빠 아빠하고 대화가 좀 될라 치면 마흔이구나.
옆에서 건강도 좀 챙겨주고 해야 하는데 너무 무심했던 것 같아서 미안하다 ㅠㅠ
멋지게 나이들자 여봉.
나랑 구우랑 다온이랑 키키.
다온이가 나중에 이 사진을 보고 구우를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이날도 다음날도 집에서 조용하게 보낸 생일.
시끌벅적 찬란하게 보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가족끼리 단란하게 보내는 날들이 더 의미있어진다.
내년엔 다온이가 함께하는 시간이겠지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
생일축하해 우리 서방,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