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1일 코로나 확진을 받고 아이고 두야 내가 왜 걸렸지 방에 갇혀 누워 지낸지 꼭 1년만에
두 번째 코로나가 왔다.
이번에도 뭐지, 나 왜걸린거야. 그것도 1년만에 재감염?
면역력 탓도 해보고 마스크 안쓰고 돌아다닌 탓도 해보지만
아니 이거 너무 쉽게 다시 만난 거 아닌가 찝찝했다.
그전날 레고랜드에 갔었는데 매서운 바람에 내 얇은 옷이 버거웠는지
정말 벌벌벌 떨다 와서 바로 쌍화탕을 들이 마신 기억이 스쳐간다.
방심하다 큰일난다는 말이 딱이다.
코를 컹컹 풀다 혹시나 하고 찔러본 나 확진.
거실에 있던 주환이와 오빠에게 으악 나 뭐야 소리치고 어서 찔러봐라 하니 곧이어 주환이 확진.
오빠는 작년 11월에 걸린 터라 스쳐 지나갔나 보다.
다행히 아이는 거의 무증상으로 지나갔고
오빠는 가벼운 코감기 정도로 바이러스가 올까 말까 밀당하다 떠났다.
지난 코로나는 목을 조사놨다면
이번 코로나는 머리를 망가뜨려놓는 느낌이었다.
머리 들지 마, 들어서 뭐 할 거야, 생각도 하지 마, 생각해서 뭐 할 거야?
진짜 두통이 세상을 지배하는 날들.
각도를 약간만 틀어도 심하게 아프고
앉아서 밥을 먹을 때도 걸어서 화장실에 갈 때도 극심한 두통에 오만상이 찡그려지고
휴대폰을 할라 치면 머리에서 지지직.
기껏해야 집 안에서 살살 움직이는데도 식은땀이 줄줄.
삶의 질이 후드드득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격리기간 7일동안 책만 디립다 읽었다.
신기하게 책을 읽을 땐 고요하고 심하게 아프지 않아서.
한 번 경험했다고 우습게 봤더니
더 큰 놈을 데려 올 줄이야.
역병은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