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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끝나는 말

2022/01/25

6살 어린이는 요즘 부쩍 한글에 관심이 많다.
받침이 없는 글자는 모두 읽고
어려워 보이는 글자는 통으로 외우기도 하고
책에서 흔히 보이는 조사를 다리건너 맞추며 더듬더듬 짧은 책 한권을 읽기도 한다.

공부 뭐 지금 안해도 괜찮아. 놀아 놀아.

아아. 나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매일 테이블 위에는 어떻게든 공부와 연관되는 책이나 학습지, 교구, 놀거리를 바꿔준다.
흥미가 생기면 그 때부터 불태워줘야지 했지만
아니 애가 한글을 읽네?
아니 애가 묶음 수를 세?
아니 이거봐라 덧셈을..

재미로 웃으며 시작했던 학습지 끝날 땐 서로 눈도 안마주치고
그나마 스티커 보상으로 훈훈하게 마무리지어 보지만
때마다 강해지는 나의 말투와 한숨을 느끼고 반성한다.

아직 6살인데..
/응? 이제 학교갈 나이야!
영어야 뭐 흘려듣기부터 하지 머
/뭐라니, 니 친구 애들들은 파닉스 떼고 롸이팅!
지금 안놀면 언제놀겠어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

나 이러다 애 중고등학생 되면 잡아먹는거 아닌가 상상해본다.
그래 천천히 가자.
갈 길이 멀고, 나도 배울 것이 많다.

 

주환아 우리 말놀이 할까?
우우 우자로 시작하는 말~
우산!

엄마 내 차례야!
구구 구자로 끄읕나는마알~

구?
축구!

땡!
삼십구!!

….

 

내 나이.
아, 이거 천천히 못가겠는데?
앉아봐라 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