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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유후인(由布院).

2015/04/07맑음

참나, 작년 11월에 다녀온 여행 마지막 날 포스팅을 이제서야.ㅋㅋ
신혼여행 포스팅은 우주로 묻힐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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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을 좋아하는 우리가 가장 고민한 것 중 하나. 유후인을 여행의 앞에 가냐 뒤에 가냐. 저번 오사카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미친듯이 체력을 소모한 후 담그는 온천물이 지상낙원이었던 잊지 못할 기억이 있어 마지막 일정으로 넣자고 했다. 

블로그로 열심히 알아보고 나름 상세한 시간표까지 짜서 갔는데..그런데에..중반부에 이야기가 나올테지만, 결국 우린 분위기에 취한 여중고생들처럼 이리저리 팔랑팔랑 나부끼다 온천도 못하고 왔다는. 그래서 제목에 아! 가 붙은 것. 유후인에 왜갔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래도 잠시 담그긴 담갔으니. 

하카타 역에서 유후인모리 타고 2시간반 정도 달려서 도착. 
나가사키에 갈 때는 넓은 칸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정말 여행 온 기분이었는데, 역시 인기가 많은 곳으로 가다보니 한꾹 쭝꾹 여러나라 관광객들 모여모여해. 앞뒤로 빽빽히 빈 자리 없이 수학여행 가는 기분으로 낑겨갔다.
쨍 한 날씨를 기대했는데 하늘이 어설프게 흐려서 아쉬움이 더 했던. 크흑. 여긴 여러모로 다시 오고 싶네. 

 

역간판은 꼭 찍는ㅋㅋ 유후인에 왔스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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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 퉁퉁 부은 얼굴로 같이 찍는 용기.
이 분도 사진빨 디게 안받으시네ㅋㅋ 옆에 있길래 찍었는데 여기저기서 여자분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진을 찍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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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요 사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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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려요, 너무 흐려요.
앞으로 이 길을 따라 쭈욱 걸어갈 예정. 저 산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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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서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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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유후인을 다니면서 갈 곳을 체크했었는데, 의미없다.
그냥 발길이 닿는 곳으로 드갔따 나왔따 무한 반복. 
좁지도 넓지도 않은 길을 직진하다 보면 양쪽에 줄 서 있는 귀엽고 예쁜 상점들이 끝없이 보인다.

여긴 도지마롤을 파는 곳.
걍 내가 생각하는 그 맛에서 조금 더 부드럽고 촉촉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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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랑 사촌동생, 나의 기호가 너무나 잘 들어맞는 곳들이 많아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다. 
살까? 말까? 하하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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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시기여서 그릇, 잡화, 생활용품들에 꽂혀 있었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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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카페는 별로 없다. 
초입길 보이는 곳에서 한 잔 마실 걸.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찾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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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우으으으으딩 푸르르딩딩 푸딩.
귀여운 병에 든 푸딩 한 입에 털어놓고 병은 비타민 보관함으로 이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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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던 블로그던 꼭 먹어봐야 한다고 나와 있던 금상 고롯켘. 친절히 우리나라 언어로 ㅋㅋ
뭐야뭐야 뭐팔아?(이모와 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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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과 치이즈. 
근데 색이 밸루였어. 튀김옷이 그무틔틔티티.
먹어보니 역시 기름이 살짝 쩐 맛. 왜이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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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들 너무 행복하게 먹자나. 그래서 우리도 먹어볼라고 줄 섰다. ㅋㅋ
아저씨가 연기 겁나 피우면서 유후인 사방에 우리 꼬치 먹어보라고 영역표시를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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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넌 그냥 꼬치일 뿐이잖아. 비주얼이 찹스테키야..
맛있어 맛있어. 역시 고기 마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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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고 웃고 떠들다 보니 12시가 되었네. 여기서 오랜만에 갈리는 의견.
우리 온천을 하고 밥을 먹을까 아님 먼저 먹고 온천을 갈까? (못 갈거면서)
있지, 뭘 먹고 물에 들어가면 부대부대하니 부대끼지 않을까? (정말 맞는 말이야?)
근데 배고픈 상태에서 물에 들어가는게 더 안좋지 않을까? (어지럽다는거냐)

뭐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내뱉고 나서 자연스레 유후인 우동 맛집을 검색하고 조금 길을 헤맨 후 동네 우동집에 드갔다.
이럴 줄 알았어. 뭘 할 땐 먹고 할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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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일본 사람들 뿐이네.(일본이잔항..)
분위기며 테이블에 놓여 있던 우동 비주얼이며 설레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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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었다. 정말로 진짜로. 
유부는 어쩜 그리 고소하고 달고 짜지않고 부드럽게 입에서 녹는지.
튀김은 계속 물에 쟁겨져 있었는데도 전혀 눅눅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바삭바삭.
메밀과 우동면도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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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퉁퉁 치고 바로 옆에 있던 진짜 겁나 큰 수퍼에서 온천하고 마실거라며 시원한 음료를 쟁여담고.
난 그 와중에 싸다싸다를 외치고 폼클렌져도 담고. 오일도 담고. 선크림도 담.. 

다시 지도를 보며 우리가 가려 했던 온천 앞으로 갔다. 
히노하루.
시끌한 골목에서 살짝 빗겨 들어갔을 뿐인데 참 조용하고 차분하고.
바람에 흔들려주는 나뭇잎 소리가 너무 잘 들릴 정도로.

근데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 
이 때부터 우린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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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은 주로 온천과 숙박을 하는 료칸이 모여 있는 곳이다.
하지만 원한다면 당일치기로 온천을 즐길 수 있는데, 그 시간은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
우리가 유후인 역에 도착해서 여기저기 노다니고 뭘먹을까 고민하고 수퍼까지 다녀온 후 온천에 갔을 땐 이미 1시 50분.
너네는 시계도 안보고 다니니? 라는 얼굴로 온천 집집마다 주인들이 우리를 석연찮게 보는 눈치였다. 흐엉. 

완전 멘붕 상태가 된 우리 셋은 그제서야 메모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나서 멀뚱 멀뚱 서로 눈만 쳐다봤다.
‘유후인. 당일치기 온천은 2시까지. 우린 도착하자마자 온천부터 가고 그 다음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어쩌고 저쩌고..’
라고 써 있는 메모는 생각도 못하고, 내리자 마자 흥분된 상태에서 우리끼리 또 스케줄을 짠 것.ㅋㅋㅋㅋ 망한 것. ㅋㅋㅋ 유후인 왜 오셨어요? 물에 손꾸락도 못 담글.. 

 

하, 조금 진정하자 생각하고 근처 커피숍에 드갔다.
그냥 시킨 아메리카노. 뭐고, 왜이렇게 맛있어? 
일어만 좀 되면, 그 사람이 영어만 좀 되면 무슨 원두냐고. 이거 뭔데 이렇게 맛있냐 어? 하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로. (이모가 원어민이긴 하지만 소녀같은 이모는, 남에게 이런 저런 말 못하는 착한 이모는 이런 부탁은 들어줄 리 없다…)
근데 이 컵 지금보니 조금 변태스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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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몸도 녹이고 어쩔 수 없다 기차시간 맞춰서 돌아댕기다 가지 뭐.. 하고 나섰는데.
길다란 전봇대 중간에 정말 깨알같이 매달려 있는 ‘모굑탕'(실제로 무슨 한자였는데, 이모가 목욕탕이라고..ㅋㅋ)
우리 셋은 방금의 무기력증에서 해방되어 200미터를 냅다 걸어 동네 사람들만 올 것 같은 로컬 목욕탕 앞에 도착했다. 
이 때 까지만해도 기차 시간까지 1시간 정도 남아서 머리라도 감고 가겠구나 했는데. 
아놔, 여기는 물 담그는 곳이 없단다!!! 샤워만 한단다… 그럼 왜 목욕탕이라고 해놨냐고..

이모가 흥분된 목소리로 얄랴얄랴 주인장에게 물었다.
“우리 온천하러 왔는데 바보같이 시간을 잘못 안거라. 그래서 포기하고 집에 갈라다 여기 찾아서 왔는데 물이없다니! 이 근처에 목욕탕이라고 할 수 있는 곳 다 말해줘. 흐어엉.” 뭐 대략 이런 질문. 

주인 할매가 웃으면서 안타까워하면서 진짜 오만 리액션 다 해주신 후에 알려준 로칼 목욕탕. 물 있는.
달려갔다. 
이모, 우리 옷 갈아입고 뭐하고 시간 빼면 탕에 담글 수 있는 시간 15분.. 
그래도 간다!
응.

어디서 많이 본 비주얼. 우리동네 목욕탕같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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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좀 있었으면 여기서 할매들이랑 쉬었다 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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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진짜 단 15분 몸을 담그고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이없는데, 그 짧은 몇 분은 정말 행복했다.
그래도 유후인 온탕에 몸을 담궜다는 기쁨. 물이 매끈하니 피부가 보드라워지는 기분. 짧은 시간이라도 몸 담그겠다고 난리치던 우리 셋이 웃겨서 하하하하.

아주 잠깐 물맛을 보게 해준 곳. ㅋㅋㅋ 다시 갈 일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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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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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몇분인데도 몸이 축 늘어진게 노곤했다.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끌고 경보로 역에 도착했다. 
손에 힘이 없었는지 사진도 흔들렸네.ㅋㅋ 
저 아래 왼쪽 아지매는 이제 도착했는가 엄청시리 밝네. 꼭 온천 가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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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갈 땐 3시간이 넘게 걸린 것 같다.
중간에 잠시 멈추기도 하고 어쩌고 했다는데 깊은 잠에 빠졌던 터라 노기억.ㅋㅋㅋ 그냥 눈떴는데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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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하카타역.
온통 푸르딩딩한 색으로 불을 밝혀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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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인데 무얼 먹을꼬 아주 잠깐 고민하는 척 하다가. 첫 날 너무 만족했던 유오베이 스시로.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는 말을 시작으로 스시에 집중해주고 각 1잔씩 청하도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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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와서 대충 짐싸고 굿나잇 하려다가.
짐을 줄여야 해! 라는 이모의 말에 주섬주섬 무거운 것들 꺼내서 처치.ㅋㅋ 

호로요이는 몇 개 들고 올 걸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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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았다. 

생각해보니 이모, 정하랑 셋이서만 어딜 간 건 이번이 처음이네. 
두고두고 기억들이 스칠 것 같다.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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