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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2011/04/17

무레 요코 / 권남희 옮김

 

원체 일본 문학을 좋아라 하는 나도 찾아서 보지 않는 건 이상하게도 일본 영화다.
가끔 한번 씩 보면 잔잔..하니 특유의 서정적인 감정이 좋을 때도 있는데, 대부분 쳐지거나 우울해졌던 기억이 많다.
그래.. 아마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제목 줏어다 다운받아 봐서 그럴지도… 이모네 집에 놀러갔다가 (내게 일본문학 정서 영향을 심하게 심어 준 1人..) 무료로 영화 다운 받는 곳을 알아냈다며 좋아하는 모습에, 아직 그런 것도 몰랐을까 설마. 하는 마음으로 뭘 다운 받았나 들여다 봤다. 이런저런 목록 중에 눈에 들어온. 카모메 식당.
“이모, 이 영화 어때?” “아, 나 어제 이거 보자마자 너한테 말해주려고 했는데! 설명 필요 없어 빨리 가서 다운받아 봐!” 아 귀찮….아 하면서 다운 받아 보기 시작한 은, 러브레터 이후 내 마음속 라블리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카모메 식당

 

  허세부린다며 혼자 커피숍에서 별 감흥 없이 튼 영화는 날 몰입하게 했고, 90여분 동안 훈훈함 따뜻함 콩닥거림으로 다가왔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다 그렇겠지만, 엔딩크레딧 올라가자 마자 나와서 오니기리나 시나몬 롤에 커피를 마셔야 한다. 꼭!
거두절미 하고, 이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주인공들이 핀란드를 찾은 이유)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을 엮어 책으로 다시 나왔다.

“이 곳에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아요.”

꿈 많은 20대도 아니고 일억천금을 노리는 사업가도 아니다. 일본에서 나름대로의 성실한 생활을 하던 3명의 여자가 낯선 땅 ‘핀란드’에서 만났고,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에서 나누는 생각, 이야기, 일어나는 소소한 일 들을 기분 좋게 엮었다.

” 그 멍하니 있는 게 잘 안되네요. 멍하니 있으려고 해도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오르고, 머릿속에서 답답한 것들이 빠져나가질 않아요.
– 마사코 – “

‘카모메(かもめ)는 일본말로 ‘갈매기’의 뜻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사치에가 가게를 열기 전, 부둣가의 태평스럽고 뻔뻔한 갈매기를 보며 마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영감을 얻은 것이다. 카모메 식당에서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치에의 ‘소박하지만 완벽한 밥상’을 마주하고 두런 두런 인생을 이야기 한다.
밝음과 어두움, 허전함과 꽉 참, 모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인생에서 그들이 마주하는 밥상은 마음 한 켠에 뜨뜻한 무언가로 자리매김하며 위안을 얻게 된다.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고 모두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어디에 살든 어디에 있든 그 사람 하기 나름이니까요. 그 사람이 어떻게 하는가가 문제죠. 반듯한 사람은 어디서도 반듯하고, 엉망인 사람은 어딜 가도 엉망이에요.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 사치에 – “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 내가 가진 것에서 뿜어낼 수 있는 행복.
내가 가진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웃으며 그들의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곳. 내 마음의 카모메식당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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