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없는 선택을 잘 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갈림길에 서 있는 그 상황에서 평소에 내가 조금이라도 생각했던 것이 있었는지. 나노만큼이라도 더 선호하는 것이 있는지. 내가 나를 알지 못하면 어떤 상황에서고 뽑는 선택은 후회하기 마련인 것 같다.
‘평소’라는 것은 정말 백지 상태의 내 모습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일텐데, 상상이 없고 바라는 것이 없고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습도없는 삶을 살아서 그런지 기회의 순간에도, 뭘 택해도 좋을 만한 순간에도 주저하고 머뭇거리고 누군가 ‘그래 잘했어’ 라고 말해주기 전엔 내가 선택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불안 초조 수전증.
얌전한 아이여야 사랑받는 줄 알았던 때가 있다. 나서지 않고 말 잘 듣고, 모나지 않고 평범한.
내 소리를 내면 주목받는 눈길이 어색했던 사춘기 때엔 그냥 그렇게 볼멘소리로 묻어 지낸 것 같고.
자아가 성장하지 못한 때의 기억이 자람을 덮어 버린 건가.
스스로의 선택도 의식하게 되어 버린 건가.
말도 안된다.
선택의 순간을 SNS에 뽐내고 잘했다 옳거니 그렇지 지화자 동의를 얻고 싶은 불안한 마음들.
스스로를 신뢰하면 타인의 마음은 어느새 그 옆에 머물게 된다.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