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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와의 하루 하루

2015/04/12

구우.
오빠가 14년간 키운 강아지.

지랄견에 속한다는 슈나우저 종 이지만, 지랄이 무엇이냐. 정말 너무 착하고 순해서 내가 미안할 정도인 천사 구우.
입에 넣은 개껌도 오빠가 배터! 한마디에 툭 내뱉는.. 넌 개가 아냐. 

연애할 때 오다가다 몇 번 만나기는 했지만 같이 살면서 괜찮을까 걱정도 했었다. 
공주를 키웠지만 몇배는 컸고, 내가 주인이 아니여서 잘 못 지낼까봐 불안하기도 했고. 

그러나 ㅋㅋㅋ
너도 남자라 이거냐. 날 너무 좋아하는 구우. 
집에 있을 땐 항상 졸졸졸 날 따라다니는데, 몸집은 이따마시한게 쪼꼬만 애기같이 행동하니 너무 귀엽다. 

TV를 볼 땐 항상 옆에서,
일 할 땐 우리 사이에서,
설거지를 할 땐 내가 보이는 시야에 엎드려서 빤히 쳐다보고,
청소를 할 땐 넓지도 않은 집 돌아다니는 내 옆에 치일정도로 졸졸졸 따라다니는 구우. 

호칭을 엄마가 아닌 누나로 정했는데. 그래서 더 그런지도. 

 

내 앞에서 같이 TV보는 구우. 궁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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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앉아있으면 어느샌가 털털 오더니 내 발위에 궁디를 툭 하고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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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를 아는 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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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랑 일얘기하면 슬그머니 끼어서 의견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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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시럭 거리거나 뭘 챙겨먹을 때 항상 옆에 오지만, 신기하게 준비할 때만 온다.
먹기 시작하면 그건 내것이 아닌걸 아오. 하며 쫄쫄 자기 집으로 드간다. 먹을 걸 탐하지 않는 너.. 니가 개니 사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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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누버있으면 등 뒤에 느껴지는 너의 따스한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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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도,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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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야, 건강하게 살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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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그랬듯, 아프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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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동안 많이 외롭게 했다고 미안해하는 오빠.
그래서 구우가 너무 착하다고, 그게 더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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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구우가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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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구우, 우리 앞으로도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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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땐 방에 좀 들어가서 자….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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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의 인사법. 상대가 좋을 땐 항상 하는 행동.
코와 코 맞대기.
뽀뽀는 절대 안하는데 아침인사로, 마주칠 때마다 요렇게 코를 가져다 댄다. 눈 띵글띵글 하면서. 
나름의 호감도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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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소리 시끄러울 법 한데, 일할 땐 항상 우리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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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불 위에서 자다가도, 내가 거실로 나오면 쫄쫄쫄.
귀여운 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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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운다는 게 얼마나 큰 책임감을 요하는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오빠도 나도 안다.
그래서 나중에 아기가 생길 때나 언젠가 일어날 일이지만 구우가 세상에 없을 때.
그 때 반려견을 키울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불쑥 나오게 된다.
마음 한 쪽에선 너무나 키우고 싶지만, 현실과 마주하면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그러다 항상 내 옆을 쫄쫄 따라다니는 구우의 눈을 보면 그런 마음들은 모두 없어지고, 코를 맞닿아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진다.

구우야 사랑해,
건강하게 우리 옆에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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