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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아픈 이유를 알려 하니 머리가 아프지

2014/07/11

별 감흥 없던 일주일이 거의 다 지나갔다. 날이 더워지니 하루에 얼음커피를 몇 잔씩 마시기 시작한다. 좀 쎄한 카페인이 들어오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집중도 잘 됐었는데 내성이 생겼는지 엥간해선 잠도 안깬다. 10시간 이상 쐬는 에어컨 때문인가. 양 옆을 감싸고 열기와 전자파를 내뿜어주는 컴터들 때문인가. 해야 할 일은 줄서서 어서 날 데려가라 아우성인데 냉큼 잡아주지 못한 탓인가. 정말 간만에 머리가 깨지도록 아픈 날이었는데 원인을 알 수 없어 더 머리가 아프다. 

기분탓인가.

아침 7시, 난 들누버있는데 엄마가 공주에게 뽀뽀를 던지며 우당탕탕 출근하는 소리를 들을 때.
점심, 아부지가 늘어난 런닝 입고 까스렌지 앞에서 부채질 해 가며 만들어 준 도시락반찬 먹을 때.
몇 시가 될 지는 예상 못하는 퇴근 후에, 오빠랑 히히덕 거리면서 쪼랩들 공격할 때. 

기분이좋다. 

 

낮엔 사람 죽일듯이 더위가 덤비더니 삐딱하게 누워서 타자 두드리는 지금은 요건 몰랐지. 바람들이 살살 살 구녕 찾아서 불어 들어오네. 쪄 죽을 것 같이 숨막히는 순간들이 지나가면 숨통을 트게 해 주는 순간이 찾아온다. 참 그 가벼운 순간의 기회를 놓쳐버리기를 여러 번. 내일 또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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