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을 뒤적거리다 2008년 매일경제 독자투고 했던 글을 발견.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추억이..니…까..ㅋㅋ
당시 매경 기자출신 (당시엔 뭘 하셨더라..취재부 편집장이였나)의 여교수님이었는데
시종일관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정말 ‘기자다운’ 단정함으로 애들을 휘어잡았었다.
참 기억에 남는 수업이었는데.
이것도 수업 어느 날 각자 아무 주제를 정해서 신문에 독자투고를 보내는 과제가 떨어졌던 때다.
혼자 푸념 끄적거리는거야 자신있지만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조리 있게 전달하는 건 참 어려웠다.
요목 조목 조리있게 쓰진 못했지만
그래도 생각하면서 살았던 바람직한 대학 3년때.
크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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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이하며 … 도를 넘어서는 자살보도
얼마 전 연예인 안재환의 자살로 큰 파문이 일었었다.
연탄질식사로 인한 자살은 사채 빚의 압박 때문이었으며, 발견되기 3주 전에 이미 죽음을 맞이했다는 기사 등 안타까운 소식들이 차례로 보도되었다.
그 중엔 자살경위와 차 내부를 아주 자세히 보여주는 기사와 방송도 있었는데, 아침식사를하던 중 보게 된 방송에서 참혹한 시체가 있었던 흔적이 보이는 차 시트를 적나라하게 클로즈 업 해서 보여주고, 노숙생활을했던 걸로 짐작되는 물건들과 자살에 사용했을 법한 연탄, 화덕 등의 물건들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장면은안타까움과 함께 ‘꼭 저런 것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어야 하나…’ 라는생각이 들게 했다.
물론 자세히 보도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지켜주고자, 혹은 자신들의 시청률을 위한 방편이었겠지만 아침시간부터 자살에 대한 무거운 생각과 처참한 시신을 상상하게끔하는 좋지 않은 잔상을 떠안은 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사채빚으로 인한 자살이라는 측면’ 에서 마치 삶의 고통을 해결하고자 했다는 식의 보도는 보는 사람의 오해를 살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 무심코 내보낸 알 권리 이상의 보도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모방범죄의 수단을 알려주기도 하는역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또한 흥미를 유발하거나 특종으로 기사를 다루며 경쟁의 수단으로 자살사건을 다루거나 일반화시키는 것은 고인과 그의유가족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에게 죽음을 상품화 시키듯 가볍게넘길 수 있는 흥미성 사건으로 보이게 된다.
이러한 민감한 보도에 있어서, 언론들은 지킬 원칙은 지키고, 보도를 접하는 대중들의 생각을 먼저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9월 10일은 국제 자살예방협회(IASP)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라고 한다. OECD 가입국가 중 자살률이 1위에해당하는 우리나라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사회안전망을 두르고 관심과 사랑으로 주변의 자살을 예방해야 할것이다.
작게는 나부터, 크게는 정부와 언론에서 자살에 대한 예방원칙을 준행할 때 비로소 수치스러운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을 것이다. 나 하나의 생각으로도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
/200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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