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말 중에 하나인데
그만큼 너무나 많이 말하고 있는 말이다.
괜찮아.
근데 이게 어떤 뉘앙스로 말하고 있냐면.
“엄마! 만두 먹는데 여기 이가 좀 아파!
엄마! 학교 계단에서 잠깐 넘어졌는데(잠깐은 어떻게 넘어지는 건지?) 여기 긁혀서 아파!
엄마! 이거 물이 계속 나와!(니가 누르고 있으니까 물통..)
엄마! 이거 뭔가 딱딱한 거 있어!(고기 오돌뼈)
엄마! 배에 이런거 났어!
엄마! 영어 퀴즈 50점이래!(..응?)
엄마! 눈이 따가워!
엄마! 엄마!! 엄마!!!”
이럴 때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의 여러 버전으로 대답해 준다.
사실 나도 놀랄 때가 있고 이거 정말 괜찮은 건가 걱정될 때도 많지만
일단 아이를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되도록 차분한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며 말한다. 괜찮다고.
애도 그렇겠지?
순간적으로 또는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해 나한테 안심을 받고 싶은 거겠지.
호들갑을 떨다가도 내가 괜찮다고 하면 금방 헤헿 웃어버리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고 동의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되는 말이 있으니.
그치만 내가 생각해도 아 이거 좀 큰 일인가 싶을 때는
괜찮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떨리고 뒤에 한 마디를 더 붙인다.
괜찮아 괜찮아..괜찮을 거야.
고열에 시달리고 기침이 멈추질 않거나
자전거를 타다 크게 넘어져 피가 철철 나는 다리를 잡고 있을 때나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정말 알 수 없는 범위로 넘어가버리면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아이 눈을 못 보겠다.
내가 안 괜찮아서.
지금이야 시시때때로 엄마엄마로 시작해서
시시콜콜 모든 걸 말해주고 괜찮다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아양을 부리기도 하지만
괜히 문 쾅 닫고 들어가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내일을 마주할 마음이 무거워서 한숨이 나거나
말을 말고 싶은 마음이 울컥 솟아오르는 때가 오면
지금처럼 애써 엄마를 찾아 나 이거 괜찮은 거냐고 묻지 않겠지.
그때가 오면 나는 너의 눈빛만 보고 이 말을 안겨줘야 하겠지.
그때는 지금보다 더 넓어진 마음의 눈으로
괜찮다, 괜찮아질 거라고 세상 든든한 목소리로 말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니가 크는 만큼 나도 크고 있으니까.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