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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가 핫하다며

2026/06/30

걸음마할 때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던 동네인데
발 빼자마자 이렇게 핫플이 되기 있기 없기?

좀 가까우면 모를까 결혼하고 관악구, 강동구로 이사하며 살다보니 십 년 넘도록 군자에 갈 일이 없었다.
인스타에서 발견한 후르츠산도 맛집이 군자역 근처에 있길래 신기한 마음에 지도를 열어 열어 거리뷰를 봤는데
아니 내가 알던 그 동네가 맞는지? 당장 내일이라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내가 있을 때 건대나 화양리는 술집도 많고 대학가여서 입소문 난 가게가 많았는데
군자역 근처엔 아파트는 아담한 두 동이 전부이고 전부 빌라, 주택만 있던  터라 체인점 카페도 별로 없고
호프집, 술집 아니면 어디 들어가 앉아 이야기할 곳도 마땅찮았고
야근하는 날이면 역 주변이라도 너무 어두워서 아빠를 호출해야 했던 곳이었다.
그런데 거리뷰로 여기저기를 보니 귀여운 카페, 핫한 이자카야, 라멘, 빵집, 연예인이 찾는 고기집 등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은 분위기의 가게들이 많았다.
리뷰를 보니 웨이팅도 어마하다 하고..

문득 20살 때 알바하던 호프집 사장님이 한 말이 스쳐갔다.

“미송아, 너한테만 내가 특급 정보를 알려준다!
여기 우리 가게 뒤에 CGV가 들어올거야. 아주 높은 빌딩!”

당시 군자역의 핫플은 피자헛..다이소 정도?여서 영화관이 들어온다는 사장님의 말에 마음이 콩닥거릴 정도였다.

“그뿐이게? 지금 건대 옆부터 쭈욱 물올라서 아마 여기도 지금의 3배는 될 것이여. 엄마 집 팔지 마시라고 해라 알았지?”

어린 마음에 그냥 네네 했지만.
봐봐. 건대 옆 = 성수 이고, 갑자기 뜨기 시작하더니 지금 군자, 중곡까지 확 바꿔놓지 않았는가.
실제로 그 당시 살던 아파트 지금 보니 매매가로  3배 이상 뛰었다.
나 결혼하자마자 아파트 팔고 남양주로 이사한 엄마 지금 군자 보면 눈물 날 듯..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그 말이 맞다 싶네.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다니던 길목이 딴 세상이 되었고
조용하기만 했던 동네가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되었다니 놀랍다.

한참을 인스타로 지도 거리뷰로 여기저기 보고 다음에 갈 곳을 저장하고 감탄을 하고나니
기운 빠져서 뭐 언젠가 가겠지 하고 덮어버렸다. ㅋ

그때 그 사장님 호프집 그대로 있으려나?
거의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하시다시피 했는데 지금 어떻게 재미 좀 보셨나 궁금하다.
후라이드, 양념 치킨 기가 막히게 하셔서 술보다 치킨 포장하러 오시는 손님이 더 많았던 곳.
가끔 후라이드 왕창 튀겨서 집에 가서 먹으라고 한보따리 쥐어주셨는데. 아 기억난다.

기회되면 한번 슥 군자 맛집 산책하러 가야지.

 

광진구 사람 인증ㅋㅋ
진짜 어디 갈 데가 없어서 중곡1동 주민센터 의자에 앉아서 수다 떨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