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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 어푸어푸 녹는 날

2015/10/27

완벽한 휴식은 어떻게 해야 잘했다 칭찬을 들을라나.

오빠도 나도 집에서 뒹굴거리고 쉬는 건 자신 있지만
어딜 나가서 편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건 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이틀간 수영장에서 하루종일 있을 생각에 책이며 노래며 챙겨 갔는데
물에만 동동 떠 있어도 어찌나 좋던지.
책은 잠들기 위한 수단으로 사진 한 방 찍고 고이 덮어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더 좋았던 건 너무나 쾌적하고 한적한 환경.
수영하는 사람은 우리 뿐이고 외국 할배 할매 아제 모두 일광욕 하고 신문 보고 커피 한 잔 때리고 슬슬 올라간다.
뭣도 모르고 물장구 치는 소리는 내 발장구 소리.
어푸어푸 수영은 못해도 둥둥 떠서 하늘 보고 누워 있으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이 밀려와아아.
사실 수영이랑 안친한데 평생 할 물놀이 방콕에서 다 한 것 같네.

노닥거리다 누워서 멍 때리고
그러다 배고프면 피자 시켜묵고
목마르면 물 쫌 더 주이소 얘기하고
해가 쨍 하면 다시 물에 들어가고 

한량인 내게 딱 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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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시 오빠는 더 깜시가 됐고
황달 나는 그냥 더 노래졌..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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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낀 얘기지만 제임스 설터 책은 모두 권하고 싶을 정도로 좋다.
특히 어젯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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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주스으으으.
근데 우리나라 쥬씨에서 먹는 거랑 비슷해.
블로그마다 왜그렇게 땡모반에 극찬을 하나 했드만 
걍 더운 나라에서 지칠 때 마시면 너무나 좋기에 그런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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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시킨 피자, 샐러드.
미쳤어? 맛있잖아 진짜 기대 안했는데!
파타야로 케이프다라에서 시켰던 피자는 진짜 쓰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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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요래 잘 먹고 잘 놀다가
바람이 살살 부는 것이 추워지길래. 그래도 방콕까지 왔는데 시내 함 나가볼텨? 
준비하고 예약한 마사지도 받을 겸 느릿느릿 움직였다. 

 

마분콩, 씨암 파라곤, 씨암 센트럴.
예약한 바와스파(BHAWA) 가는 길에 들릴 수 있는 곳은 발을 들여 놓고 왔는데 
역시 그냥 우리나라 아울렛, 백화점, 면세점 느낌. 
알면서 왜 자꾸 가는가 몰라 나느으으은.
그래도 마사지 받기 전에 몸을 혹사시켜야 한다며 ㅋㅋㅋ 이건 대체 뭔 뽕인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다님.

태국 맥도날드에만 있다는 콘파이.
달아. 그냥 마이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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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기에 날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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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사건이 있었던 에라완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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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는 말이지만 시내는 너무 혼잡하고 매연이 심해서 
꼭 필요한 곳 아니면 안나갔을 걸 싶다. 
습습하고 더웠기에 에어컨 빵빵한 쇼핑몰에서 쉬기엔 참으로 좋았지만.

뭐 좀 먹을까 싶어서 들어간 쇼핑몰에 있던 타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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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든다.
NO 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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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었쪄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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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갈 겸 다시 쇼핑몰로.
아제 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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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 가면 1일 1마사지를 하겠노라 생각하고서
첫 타자로 끊은 건 바와스파의 전신 아로마 오일 마사지 코스.

한국에서 예전에 한 번 받아봤는데 프로모션을 한 가격이 1인당 15만원 정도? 로 기억한다.
여긴 천몇백 밧으로 결제했는데. 4~5만원 정도 였던 거 같네.
서비스, 분위기, 마사지 모두 만족스러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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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갈 것 같은 컨디션으로 택시를 타고 책에서 봐 둔 카페에 가려고 나섰는데.
오빠 휴대폰 배터리 엥꼬.
이 때부터 뭔가 좋지 않은 조짐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여행 갑 구글지도 앱 하나면 어디든 갈 수 있었는데,
얘가 없어지니 골목에 있는 카페를 찾을 방법이 여의치 않았던 것 ㅠ_ㅠ 

그놈의 로켓커피 가지 말 걸.
괜히 가보고 싶다고 말해서 차남편의 의욕을 불태웠..
거길 찾느라 하도 걸어서 노곤하게 마사지 받은 몸에 다시 땅땅하게 알이 올라왔고
진짜 대단한 오빠의 감으로 구석에 숨어 있는 카페를 찾았는데 이런 젠장 9시까지!!!
그때가 9시 반이었나. 
여튼 진짜 덥고 발아프고 미안하고 이게 뭐라고 가겠다고 했는지 후회되고 흐앙앙 문 연 곳도 없고 배는 고픈데.

아하.

우리의 맥도날드. 
그래 설대입구점 우리가 엄청 갔자나. 여기서도 한 번 가줘야지..

온 몸이 땀으로 범벅되어 갈 때 쯤 들어가서
깔끔하게 세트 하나씩 비우고 호텔로 걸어갔다.

이런 저런 헤프닝에 웃는게 여행이지 뭥. 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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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여행지여서 나답지 않게 (블로그 찾는거 디게 귀찮고 시러) 열심히 뒤져서 이런 저런 정보 숙지하고 갔는데.
친절한 타이미소에 불안했던 마음이 사라졌던 방콕.
더운데 지하철, 버스, 뚝뚝이 타지 말고 휴가니까 돈 조금 더 주더라도 택시타고 다니자 합의했던 지라
택시비 사기 맞았다는 글들 보고 탈 때마다 경계하고 예민했는데.
그럴 것도 없이 안전하고 편하게 시원하게 잘만 다녔다. 

경계를 너무 풀면 문제지만
그렇다고 너무 조이면 제대로 즐길 수 없지.

3박 4일간 잘 쉬고 잘 먹고 잘 자고 방콕을 떠나 파타야로 가던 날도 너무 아쉬웠어.
그만큼 기억에 많이 남은 수코타이 호텔, 땡큐큐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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