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수코타이 호텔 안녕하고,
파타야 케이프다라로 넘어가서 마지막 2박 3일을 쉬기로.
우린 트렁크도 1개고 어디 쫓기는 일정은 아니어서 둘이 알콩달콩 터미널 찾아 가서 기다리고 버스를 타도 괜찮았지만.
휴가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하게 다니기로 서로를 합리화 한다.
그래서 미리 벨트레블로 방콕-파타야, 파타야-방콕 예약해 두고
호텔에서 픽업 차량을 기다렸지.
이거 디게 편하던데.
미니버스가 호텔 로비까지 와서 짐 실어주고 터미널까지 델따 주면
거기서 다시 시간 맞춰 버스를 타고 또 지정 장소에 내린다.
호텔 이름 확인하고 맞는 미니버스에 타면 짜라란 다시 호텔 로비에 도착.
둘이서 790밧 정도였나. 파타야에서 수완나품 공항 갈 땐 조금 더 저렴했다.
차 올 때까지 1년에 한두번 꺼낸다는 디카로 이런 저런 찍찍.
아 그랬지. 이게 방콕이지. 싶을 정도로 덥고 습한 터미널 분위기.
흔들버스로 갈아타고 2시간 정도 가면 파타야.
서울에서 강원도 온 기분.
거리도 건물도 사람들도 분위기가 달랐다.
우리가 케이프다라 앞에 도착한 게 3시쯤 이었나?
자. 이 때부터 버스에서 막 내려 노곤한 내 정신머리가 단번에 깨어났다.
순간 대륙에 온 착각을 할 정도로 여기 저기서 들리는 중국어와
로비 바로 앞에 있던 수영장에서 들려오는 돌고래 소리와
넓은 로비를 꽉 채우고 있던 큰 트렁크들, 사람들, 뛰댕기는 아들.
분명 우리도 비싼 돈 내고 왔는데 벨보이며 직원들 모두 대륙의 사람들에게 넋이 나간 듯
혼이 빠져 응대해주기 바쁘고 새롭게 들어온 사람들의 가방은 커녕 체크인 해 줄 생각도 없는 표정이다.
아 놔 이 씨.
침착하던 뚜껑이 열렸지만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겠어.
수코타이와 비교된 상황에 무한 실망 뿐.
어찌저찌 후다닥 체크인을 마치고 층으로 올라가려는데
나보다 더 당황한 얼굴로 직원이 미안한데 너네가 트렁크 들고 그냥 올라가면 안돼? 이런다.
그래 그러지뭐..너넨 대륙 때문에 바쁘자나..
터덜터덜 올라왔는데
나 또 허니문이라고 예약했었나봨ㅋㅋㅋㅋㅋ
쌍 학.
바닷가 동네라 그런지 습한 건 어쩔 수 없는건가.
진짜 내가 계속 수코타이랑 비교해서 미안한데 너네 그냥 좀 그래 ㅠ_ㅠ
다른 곳 가려다가 마지막에 블로그 글 보고 고른 곳인데.
내가 이래서 블로그를 끊은 거라고.
뭐 어쨌거나 왔으니 놀아야지.
수영장이 좋다고 들었다. 어디 가볼까?
해가 지기 전 노을 보면서 시간 보내기에 너무나 좋을 것 같았다.
조금 전 정신머리 없던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고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 보면서 물에 동동.
여긴 수코타이에 있던 빨래판도 없어!!!!! (그냥 첫 인상이 강해서 그런지. 뭘 해도 맘에 안들었엌ㅋ)
시무룩하게 물에 서 있었더니
우리의 차남편이 돼도 않는 말 해가며 1층 매점같은 곳에서 도라에몽 공을 사왔다.
남편은 사랑.
도라에몽 너도 사랑.
이거 없었음 이틀 내내 그냥 물에서 에어로빅 했을 거라는.
도착하자마자 암것도 안먹었응께
피자랑 감튀 하나 시켜놓고 물에 있다가 나오는 거 보고 잽싸게 자리로.
아니 이것도 그래,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 있는 의견입니다..ㅋㅋ)
몇 번을 손을 들어도 오지도 않고
뭐 벨이 있음 뭐해 벨 5번 누르니까 와서 뭐주까 물어보고.
수코타이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달려와줬다고오! 미안하게시리!
피자 비주얼 보소.
우리나라에도 팔아 내가 엄청 자주 먹었던 냉동피자. ^^
감튀는 맛있드라 뭐.
맛 없어 에에 그리워 수코타이이이 하면서 우물거리는데.
아 나 또 쓸려니까 너무 웃기네 ㅋㅋㅋ
비가 억수로 퍼붓는거다.
파타야 너 진짜 나랑 안맞아.
아니지 케이프다라 나랑 안맞는 거 같아.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다가 내리는 비를 맞는게 너무 아파서 로비 앞으로 피신했다.
오빤 진짜 빗물에 적셔진 피자랑 감튀를 계속 먹는데 나 진짜 웃겨서 토할 뻔.
장마야? 파라솔로 이동중.
도라에몽. 너는 아니 내 마음을.
체크인 할 때 이 날 무슨 행사라며 새벽 1시까지 수영장 오픈한다고 했는데..
산성물에 들어가서 어푸하고 싶지 않아.
평소같으면 비오는 것도 신나서 꺄꺄 거렸을 텐데, 역시 난 첫인상이 너무나 중요한 사람.
어머 그래도 노을은 너무 예쁘다.
다들 방으로 돌아가고
우리도 갈까 하다가 비가 그치고 있길래, 아래 바다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수영장에 가보기로 한다.
어머나.
여기 너무 좋네? (줏대없음)
오홍홍홍홍
더 가족같이 따뜻한 분위기에 바다도 바로 앞에 있어
해지는 노을 보고 찰방거리기에 최고의 장소였다.
장대비 덕분에 프라이빗 풀장처럼 우리만 있었던 로맨틱한 시간.
도..도라에몽 가지마아아.
밤에 보는 수영장도 참 이쁘다.
감기 걸릴까봐 밤수영은 안했는데, 초큼 후회.
수코타이처럼 미니바가 있는 것도 아니고
룸서비스는 있지만 피자에서 대실망 했기에 맛이 없을 거 같고.
시내로 나가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파라다이스 센트럴?
아몰라 ㅋㅋ 그냥 여기도 포도몰 같은 곳.
발 마사지 받고 싶은데 이 건물엔 딱 2곳 뿐.
젊은 여자들이 많았던 곳은 사람이 많아서 1층에 있는. 조금은 푸짐한 어머님들에게 발을 맡겼다.
아 왜이렇게 웃기지. 정육점 같은 분위기.
30분에 200밧 이었는데, 전날 갔던 바와스파 분위기와는 극극극극 반대로 그냥 편한 동네 아짐마들이
아이구 새댁 왜이렇게 발이 뭉쳤데?
근데 자기 어제 그 드라마 봤어?
옆에 아줌마랑 쉴 새 없이 수다에 뒤뚱뒤뚱 움직이시면서 마사지 해 주는게 진짜 너무 웃기고 재밌었다.
시원하기도 했지.
저거 받는 30분동안 밖에선 미친 장대비가 내려서 우리 진짜 운 좋다고 말하기도.
저녁은 FUJI 레스토랑.
일본 음식은 어딜 가도 실패하지 않아.
몇 일 만에 밥 다운 밥 먹었다고 좋아하는 차남편 손 깍지 끼고 집으로 총총.
내일은 하루죙일 물장구만 치고 놀자아.
밖으로 나가면 고생이다..